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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영화리뷰] 내 상처를 보여줄게 김태리 주연 '문영' 본문
박찬욱 감독의 영화 '아가씨' 에서 어쩌면 김민희 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'김태리' 주연의 영화 '문영' 을 보았다.
한 시간 남짓의 영화는 어릴적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, 술에 취해 폭력적인 아버지와 사는 벙어리 여고생 '문영' 의 우울한 인생을 보여준다.
세상은 어린 '문영' 에게 냉혹 하며, '문영'은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세상에게 신경질적인 수화로 답하고
'문영' 의 수화는 그녀만 알고 있는 목소리이며 냉혹한 세상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느껴진다.
'문영' 은 매일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며 캠코더를 통해 어릴적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고 있다.
그러던 어느날 술에 취한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다 우연히 남자친구와 싸우는 '희수' 의 모습을 캠코더로 담게 된다.
자신의 모습을 찍는걸 본 '희수' 는 '문영' 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, 둘은 10살의 나이를 뛰어넘어 다소 특이한 친구가 된다.
그러다 '희수' 는 '문영' 의 우울한 가정사를 알게 되고, '문영' 역시 '희수' 가 남자친구와 싸우던 이유인, 그녀의 동성애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다.
현실은 바뀌지 않지만, 둘은 서로의 비밀과 상처를 이해한다.
'문영' 은 지하철에서 엄마가 아니란걸 알지만, 엄마를 만났다고 '희수' 에게 이야기하며(수화가 아닌 목소리로)
더 이상 엄마를 찾지 않을 것을 알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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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'문영' 은 상처 받은 사람끼리 서로의 상처를 보여주고,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 영화이다.
말을 할 수 있지만 벙어리로 살아가는 '문영' 과 동성애라는 사회적 금기 때문에 가족과 같던 9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'희수' 는
본의 아니게 자신의 상처를 서로에게 보여주지만, 그렇다고 상처는 사라지는게 아니다.
그러나 '문영' 은 희수에게 자신의 가장 큰 상처인 어머니를 더 이상 찾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목소리로 이야기 하면서
그 동안 장애라는 그늘에 숨어 있던 자신을 버릴 용기를 얻는다.
영화 '문영' 은 상처를 치료하는 이야기 이지만,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.
그러나 분명 상처 받은 소녀는 스스로를 바꿀 용기를 얻고, 이는 자신과 같이 상처 받은 사람과 상처를 공유 했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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